[앵커멘트]
대표적인 발암물질인 석면, 2009년 이후부터는 사용이 전면 금지됐는데요.
아직도 철거 과정에서 그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공부하는 학교나 노인들이 많은 시골에서는 문제가 더욱 심각합니다.
지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강원도 춘천에 있는 한 중학교 교실.
방학을 맞아 교실 천장에 냉난방기를 교체하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문제는 석면이 포함된 천장 마감재 철거 공사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진다는 것.
석고 보드 단열재는 군데군데 떨어져 나갔고 하얀 석면가루가 수북하게 묻어나옵니다.
[인터뷰:석면 제거 전문가]
"작업하는 과정에서 밀폐를 시켜서 지정폐기물로 처리를 해야 하는데 처리 못한 채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죠."
철거와 동시에 가루가 날리지 않도록 조치를 해야 하지만 사실상 방치 상태입니다.
반드시 갖춰야 하는 작업복과 방진마스크, 비닐시트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인터뷰:공사 관계자]
"솔직히 말해서 그걸(방진마스크) 끼고 작업이 안돼요. 땀하고 먼지하고 같이 들어가면 따끔 따끔거리고..."
특히 일부 학교는 공사가 지연되면서 당초 예정된 2학기 개학도 미뤄졌습니다.
석면 처리 규정을 무시하고 강행되는 공사가 교실에 다시 모일 아이들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강원도 양구에 있는 시골 마을.
90년대 후반 석면이 발암물질로 밝혀진 이후, 4~5년 전부터 석면 지붕 슬레이트 해체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30년도 더 지난 석면 슬레이트가 집 안팎에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이 곳에 있는 모든 집들은 이렇게 석면 슬레이트 위에 새 지붕을 덮었습니다.
석면 제거 공사가 아무 의미 없이 이뤄진 겁니다.
공사를 진행한 업체는 시간이 흘러 이제 소재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예산까지 지원된 공사였지만 석면이 뭔지도 몰랐던 노인들을 대상으로 엉터리 철거 공사가 이뤄진 겁니다.
[인터뷰:김성칠, 강원도 양구군 석현리]
(왜 들어내고 공사하라는 이야기 안 하셨어요?)
"몰랐죠. 그거야 몰랐으니까 얘기를 안 했지. 알면 하라고 그래요? 공사를 못하게 하지."
조금만 흡입해도 각종 암을 유발할 수 있는 1급 발암 물질, 석면.
그 치명적인 위험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부터 시골마을까지, 석면불감증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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