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환경부에 질의해 석면 유해성 조사 진행중..환경단체 "당장 공사 중단해야···"
[수원=이영규기자]경기도 수원시 서둔동 KCC 수원공장 터에 매립된 석면폐기물이 부실처리된 것으로 나타나 내년 말 완공 예정인 롯데복합쇼핑몰 건설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수원시는 일단 수원공장터에서 나온 슬레이트 등 석면과 비산먼지 등에 대해 사전 조치한 뒤 석면오염지역 정밀조사를 추진키로 하고 환경부에 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수원환경운동연합, 환경보건시민센터 등 3개 단체는 8일 KCC 수원공장 터 내부에 매립된 5만t 규모의 석면폐기물 굴착, 운반, 선별 등의 작업이 비산방지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공장터에서 세 차례에 걸쳐 선별과정을 마친 토양시료를 채취해 전문기관에 의뢰한 결과 모두 석면이 검출됐다. 특히 공사장 외부에 대한 조사결과 선별작업장에서 16m가량 떨어진 서평초등학교 병설유치원 놀이터 미끄럼틀 먼지시료에서도 석면이 나왔다. 현재 KCC 수원공장 터 반경 2㎞ 이내에는 총 27개 학교에 1만 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이와 관련,수원시 관계자는 "애초에 이들 폐기물쓰레기를 언제 묻었는지 모르겠다"며 "폐기물관리법은 1986년부터 시행됐기 때문에 이전에 묻었다면 관련규정이 없는 상태에서 임의대로 매립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석면관련법(1991년)과 폐기물관련법이 제정된 뒤 매립됐다면 이는 문제가 있다"며 "이에 대한 최종 판단은 환경부에서 시료채취에 대한 조사결과가 나오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석면 검출로 롯데자산개발은 '유탄'을 맞았다. 수원시는 석면안전관리법에 일정기준(0.01개/1㎤)이상 검출될 경우 공사 중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따라서 비산먼지가 해결된 후에나 공사가 재개돼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롯데자산개발은 오는 2013년 말까지 지하 3층, 지상 7층 규모(연면적 21만3617㎡)로 백화점과 마트, 쇼핑몰, 영화관 등이 들어서는 복합쇼핑몰 건축을 추진해왔다. 현재 수원공장터는 주변 정리작업과 함께 터파기 작업이 진행 중이다. 롯데자산개발 관계자는 "석면 검출 결과를 보고 공사 계속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CC는 "폐기물 처리지침에 따라 폐기물을 성상별로 분리, 선별해 처리하고 있고 선별토사에 대해 정기적으로 분석을 하고 있다"며 "분석결과 석면이 검출되지 않았거나 0.25%라는 기준치 이하의 미미한 슬레이트성분이 검출되는 등 토양환경보전법에 적합하다"고 해명했다.KCC수원공장(부지면적 27만 여㎡)은 1969년부터 2004년까지 35년간 석면원료를 사용해 각종 석면 시멘트 제품을 만들어 온 국내 최대의 석면공장이다.
한편 이번 KCC 수원공장터 석면검출 논란은 지난달 26일 수원 시민단체들이 KCC 수원공장 석면해체사업장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을 적발, 사진자료와 함께 노동부에 고발장을 접수하면서 시작됐다.
이영규 기자 fortu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