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이 폐암 원인" 환경부 첫 인정
석면 공장에서 일하며 폐암에 걸린 70대 환자에 대해 정부가 “폐암 발병은 석면을 흡입한 데 따른 것”이라며 석면으로 인한 폐암 발병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정부는 올 1월부터 시행된 석면피해구제법에 따라 석면으로 피해를 입은 사실이 인정될 경우 국고로 병원비·생활비 등을 지원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은 지난달 69건의 ‘석면 건강 피해 인정 신청’을 받아 이 가운데 모두 37건에 대해 석면 피해 사실을 인정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에 인정받은 피해 유형별로는 폐암 1건, 석면폐증(석면을 흡입해 폐가 섬유처럼 딱딱하게 굳어지는 것) 32건, 악성 중피종(中皮腫·석면으로 인해 흉막이나 복막에 생기는 암) 5건 등이다. 악성 중피종 환자의 경우 지난 1월 처음으로 피해가 인정된 뒤 이번에 5건으로 늘었다.
환경공단 임재욱 석면피해구제센터장은 “폐암을 일으키는 원인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이번에 석면 폐암 발병을 인정받은 이모(72)씨의 경우 과거 젊은 시절 석면 공장에서 7~8년 근무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여기에다 폐암 뿐아니라 흉막반(폐를 감싼 흉막을 석면이 뚫고 지나가 흉막이 비정상적으로 두터워지는 것) 증상까지 동시에 나타나 석면 피해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요건을 모두 갖추었다”고 말했다.
석면피해구제법은 석면으로 인한 폐암 피해가 확인될 경우 생존 환자에게는 연간 400만원의 요양급여와 월 90만6000원의 요양생활수당을 지급하고, 이 환자가 사망했을 경우엔 특별장의비와 조의금 등으로 3300여만원을 유족들에게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환경공단은 그러나 이번에 피해 인정 신청을 한 69건 가운데 14건은 추가적인 자료 검토를 위해 심사를 보류했고, 석면과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 17건의 신청에 대해선 불인정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출처 - 조선일보